하남 성남CC 부지, 4년간 토양 정화 착수…골프장 재개장 가능성은?
하남시 위례동 일대에 위치한 성남GC(성남 골프장) 부지가 오랜 방치 끝에 본격적인 토양오염 정화 작업에 들어갔다. 해당 부지는 수년 전부터 운영이 중단된 채 폐쇄 상태로 남아 있었으며, 관리 부재로 인한 환경 오염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장에는 ‘시설물 철거공사’라는 문구와 함께 2024년 6월 24일부터 2028년 2월 16일까지 진행된다는 일정이 명시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어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골프장 재개발이나 재단장을 위한 전면 철거가 아닌,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이 주관하는 토양오염 정화 사업이 핵심 목적이다. 이는 해당 부지의 토양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검출되면서 안전한 토지 이용을 위해 필수적으로 진행되는 절차다.
성남GC 부지, 오염 토양 정화 위해 장기간 대규모 공사 진행
성남GC 부지는 과거 군사 시설과 골프장이 함께 운영되던 곳으로, 수십 년간의 사용 과정에서 잔디 관리에 사용된 농약과 토양 안정제를 비롯해 각종 연료 및 유지 보수 과정에서 발생한 기름류가 스며든 것으로 알려졌다. 토양환경보전법상 이런 부지는 개발이나 재활용 이전에 반드시 오염물질 제거 또는 안정화를 거쳐야 하며, 이를 위해 수년간의 정화 기간이 소요된다.
이번 공사는 오염 토양을 굴착해 외부 전문 시설에서 처리하거나, 현장에서 미생물 분해 방식과 토양 세척 방식을 병행하는 등 다양한 정화 공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부지 면적이 수십만㎡에 달하는 만큼, 정화 작업에는 막대한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고 장기간의 모니터링이 병행된다.
성남GC 입구에는 골프장 시설물 철거공사 중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시민 골프장 재개장·공원 조성 방안 검토
하남시는 이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 여러 차례 의견을 밝혀왔다. 시는 장기적으로 시민을 위한 퍼블릭 골프장으로 재개장하거나, 일부를 공원과 체육시설로 조성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다만 해당 부지는 국방부 소유로, 향후 소유권 이전 및 활용 계획에 대한 중앙 정부와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2023년에는 태릉 골프장 부지의 공공주택 개발 계획과 연계해 성남GC를 대체 골프장으로 제안하는 논의가 있었으나, 국방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에도 하남시와 지역 정치권은 ‘시민 골프장 존치’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정화 공사가 마무리되는 2028년까지 활용 계획이 구체화될지는 미지수다.
주민 기대와 우려 교차… 부지 활용 향방 주목
위례 지역 주민들은 이번 정화 작업을 환영하면서도 향후 부지 활용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근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만약 성남GC가 시민 골프장으로 재개장되면 하남과 위례 일대 생활 인프라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막대한 유지비와 재개발 비용 부담 때문에 다른 용도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골프장 부지가 상업 또는 주거 용지로 전환될 경우, 지역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토양 정화, 성남GC 개발의 첫 삽
전문가들은 토양 정화 사업이 단순히 환경 회복을 넘어, 지역 재개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용산 미군기지, 캠프 마켓 등에서도 토양 오염 정화가 끝난 뒤 부지 활용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사례가 있다. 따라서 성남GC 역시 정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다양한 개발 시나리오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장기간의 정화 기간 동안 부지가 사실상 공백 상태로 남는 만큼, 하남시는 주민 의견 수렴과 공론화를 통해 미리 방향성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시설물 철거’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지만, 이는 오염 정화를 위한 일부 구조물 해체를 포함한 공정으로, 대규모 재개발 착공과는 거리가 있다. 결국 2028년까지 이어질 토양오염 정화 작업이 성남GC 부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첫 단계가 될 전망이다.